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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소차 속에 담긴 과학 원리
- 등록일2018-09-05 09:18:19.423
- 조회수435
- 분류HMG 소식
현대자동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차는 ‘궁극의 친환경차’입니다. 전기차는 결국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원료로 사용해 엄격한 기준에선 친환경차로 보기 힘듭니다. 반면 수소차의 구동은 전기차와 동일하게 배터리에 의존하지만 고갈 우려가 없는 수소를 태워 전기를 만들고, 배출가스 대신 물(수증기)만 내놓습니다. 게다가 운행할수록 공기가 깨끗해집니다.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차에 숨은 과학 원리를 살펴봅니다.
화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료전지 핵심 기술
수소차와 전기차의 가장 큰 차이는 사용하는 전지의 구조에 있습니다. 전기차에는 전기를 공급해 충전하는 이차전지가 쓰이지만, 수소차에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료전지가 쓰입니다. 기존의 가솔린엔진 차가 휘발유를 태울 때 화학에너지가 방출되며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하지만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열이 아니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하며 그 핵심 장치가 바로 연료전지입니다.
연료전지는 두 개의 전극과 그 사이에 수소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 막으로 구성됩니다. 한 전극에는 수소를, 다른 전극에는 산소를 각각 공급합니다. 수소 측 전극에서는 수소분자가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리되고, 수소이온은 전해질 속으로 이동해 산소 측 전극으로 전달합니다. 산소 측 전극에서는 수소이온과 산소가 결합하면서 물이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두 전극 사이에 약 0.7볼트(V)의 전압이 발생합니다. 수소의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된 것입니다. 이를 여러 개의 직렬로 연결하면 원하는 전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소차 동력원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
수소 한 번 충전 최대 700km 주행
연료전지의 성능은 수소 분자를 이온 상태로 분해하고, 분해된 수소이온을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이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제로 백금(1대당 약70g 필요)이 가장 합리적인 물질로 꼽힙니다. 업체들이 고가의 백금을 대체할 효율적이고 저렴한 촉매 물질을 개발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소차는 탱크에 수소만 있으면 언제든 연료전지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탱크에 수소를 충전하는 시간도 2, 3분에 불과합니다. 급속 충전을 해도 1시간가량 소요되는 전기차는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또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500~700㎞로 전기차의 2배가량 깁니다.
넥쏘, 운행할수록 공기 정화 효과
현대자동차가 올해 초 출시한 수소차 넥쏘의 경우 탁월한 공기 정화 능력까지 자랑합니다. 가동 시 시커멓게 오염된 공기를 흡수하더라도, 3단계 공기 정화 장치를 거치면서 투명하게 정화하는 효과까지 낼 정도로 기술적 발전이 이뤄졌습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넥쏘를 1시간 운행하는 동안 공기가 총 26.9㎏ 정화됩니다. 성인(체중 64㎏ 기준) 42.6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 양입니다. 넥쏘 10만 대가 승용차의 하루 평균 운행 시간인 2시간을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성인 35만 5,000여 명이 24시간 동안 마실 공기, 845만 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수소차가 대기오염을 전혀 일으키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연료인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발생을 피하기 힘듭니다. 전기차나 내연기관차보다는 탁월한 친환경차인 것은 분명하지만, 공해 제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글. 박관규(한국일보 산업부 기자)
출처. HMG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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